Background
최근 많이 했던 고민이 있다.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게 정말 좋은 것인지, 아니면 해야 할 일을 하는 게 좋은 것인지 답을 내리지 못했다. 다만 이전까지의 생각은 있었다.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게 좋은 것이야.”
그런데도 마음 한 켠에는 불안감이 있었다. 왜냐하면 하고 싶은 대로 했을 때 주변에서의 시선과 업무에서의 성과가 좋지 않은 경우가 여러 번 관찰되었다. 하고 싶은 대로 했을 때 모두가 임팩트가 있다고 느끼는 결과를 보기 어려웠다. 결과가 나왔을 때, 실제로 서비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했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서비스를 개선하거나, 고도화하는 데 어려움을 느꼈다.
점차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해야할 것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느끼는데, 논리적으로 설명이 어려웠다. 누군가에게 내 생각을 강요하는 것 같기도 했고, 이를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고 싶었다.
이번에 미국을 다녀오면서 이 고민에 대해서 팀원들과 이야기했고, 이 안에서 현재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정리해보았다.
Why?
왜 하고 싶은대로 하는 게 문제이고,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제품을 만들 수 있을까?
스포츠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일반인이 싸우는 것과 UFC에서 프로들이 경기를 하는 것을 비교했을 때 무엇이 다를까?
먼저, 일반인의 경기에서 보통 이기는 사람은 누구일까? 보통은 힘이 더 좋은 사람, 혹은 운동을 배워서 기술이 더 뛰어난 사람이 이긴다. 일반인 세계에서는 역량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러나 프로세계는 다르다. 힘이 세거나 기술이 뛰어나거나 이런 걸로 이길 수 없다. 전부 수준급의 역량을 지니고 있고 그 격차는 정말 작은 차이이다.
그럼 프로세계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How to
우린 IT Industry의 프로 세계에 있다.
UFC나 프로복싱 경기에서 선수들의 눈을 본 적이 있는가?
눈빛은 차갑고 냉정하다. 끊임없이 상대를 관찰하고 흥분하지 않는다. 만약 흥분했다면?
카운터 펀치를 맞고 바로 KO패를 당한다. 하고싶은 대로 했으니까 후회가 없을까? 당연히 아니다. 이기지 못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경기에 임하고 이기지 못한다면 후회는 반드시 남는다. 후회하지 않으려면 그 과정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우린 지금 프로세계에 있다. 하고싶은 대로 게임을 하면 이길 확률이 줄어든다. 게임을 이기기 위해선 정확한 전략이 있어야하고, 각 스텝마다 이뤄야하는 정확한 목표가 있어야한다. 그리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코치/감독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끊임없이 개선하고 대응하면서 게임을 해야한다. 그래야만 긴 라운드 끝에 승리를 거머쥘 수 있다.
프로선수는 어느 분야이건 본인이 하고 싶은대로 게임을 진행하지 않는다. 전체 게임에서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점을 시의적절하게 코칭해주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역량을 발휘해야한다. 그런다면 승리에 좀 더 가까운 선택을 매순간 할 것이다.
순간에 하고 싶은대로 한다면 그 순간에는 만족할지 몰라도, 마지막 결과를 받고 후회를 한다. 우린 이기는 게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 후회가 덜 남는다.
이기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주변 사람들과 함께 끊임없이 노력해야한다. 그리고 이걸 잘 해내야만 프로 세계에서 이길 수 있다.
이번에 월드컵을 보고도 비슷한 점을 느꼈다. 손흥민이 개인기를 하고 본인이 골을 넣으려고 하던가? 손흥민은 팀의 승리를 원한다. 본인이 골을 넣으려는 시도를 할 수 있지만 골을 넣을 가능성이 더 높은 곳에 패스를 하고, 공통의 목표에 도달하는 데 기여하고, 이에 주저함이 없었다.
프로 세계에서 이기려면 침착하고, 냉정하게 상황을 분석하고, 때로는 코칭에 맞춰서 움직이며 이기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한다. 그래야 후회가 남지 않는다.
Conclusion
순간 순간 하고 싶은대로 살아도 괜찮다. 다만 그렇게 한다면 목표를 이룰 수 없다.
목표를 이루고 싶고, 정확한 그림이 있다면 우린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 최적 경로를 찾아 움직여야한다.
최선의 선택을 빠르게 내리고, 중간중간 도움을 받기도 도움을 주기도 하면서 팀으로써 결과를 내야한다. 내가 가진 생각을 전체를 위해 녹여내기도 하고, 가끔은 반성도 하면서 더 나은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큰 목표가 있다면, 이룰 수 있도록 거기에 맞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